분류 전체보기23 사라진 뚝섬과 남은 성수동 사이의 연결고리 성수동이라는 이름 역시 도시의 속도 속에 묻혀버린 지명 중 하나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이름은 단순한 행정명칭이 아니라 한때 존재했던 ‘뚝섬’이라는 지리적 공간과 그곳에 살았던 사람들의 삶의 흔적이 응축된 이야기의 일부입니다.우리는 종종 눈앞에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무심해지곤 합니다. 매일같이 지하철을 타고 성수역을 지나며 수많은 사람들과 스치듯 마주치지만 정작 성수동이라는 동네가 어떤 이름을 가졌는지 왜 그런 이름이 붙었는지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특히 서울처럼 빠르게 변하는 도시에서는 과거가 현재 속으로 흡수되며 이름조차도 자연스럽게 잊히기 마련입니다.이 글에서는 사라진 뚝섬의 자취와 오늘날 성수동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천천히 살펴보며 이름 안에 담긴 시간의 층위를 함.. 2025. 7. 22. 행주대첩과 이어진 행당동 이름의 흔적 행당동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많은 이들이 서울의 한 조용한 주거지를 떠올리지만, 저는 문득 조선의 마지막 항전이라 불리는 '행주대첩'이 먼저 떠오릅니다. 그리고 그 이름의 뿌리를 따라가다 보면 동네의 역사에 전쟁과 민중의 기억이 스며 있다는 사실에 다다르게 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서울 성동구에 자리한 행당동이라는 지명에 어떤 전쟁의 흔적이 남아 있는지, 또 그 이름이 어떻게 한 지역의 역사로 이어져 왔는지를 천천히 짚어보려 합니다. 1.이름 속에 감춰진 전쟁의 기억행당동이라는 지명의 뿌리를 살펴보다 보면 조선시대 임진왜란이라는 격변의 시기로 거슬러 올라가게 됩니다. 임진왜란 중 가장 극적인 승리 중 하나로 꼽히는 ‘행주대첩’은 다들 한 번쯤 들어본 기억이 있을 것입니다. 이순신 장군의 한산도 대첩과 함께.. 2025. 7. 22. 봉천동 이름에 담긴 하늘의 의미는 무엇일까 봉천동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저는 막연히 하늘 아래에 펼쳐진 동네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봉천이라는 단어는 어디선가 들으면 경건하고도 신비로운 느낌이 들었고 단순한 행정구역의 이름이라기보다는 하늘과 사람 사이를 잇는 다리처럼 느껴졌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이 봉천동이라는 지명에 어떤 배경이 담겨 있는지를 살펴보며 지명의 어원이 공간과 사람의 관계를 어떻게 설명하고 있는지를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1.하늘에서 내린 물의 마을봉천동이라는 지명은 한자어로 봉(奉)과 천(天)이라는 글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문자 그대로 풀이하면 ‘하늘을 받든다’ 혹은 ‘하늘을 섬긴다’는 뜻이 됩니다. 저는 이 단어를 처음 접했을 때부터 단순히 신앙적 의미보다는 땅과 하늘이 만나는 물리적인 공간을 먼저.. 2025. 7. 21. 강을 지키던 용에서 비롯된 용산의 유래 용산이라는 지명을 떠올릴 때마다 저는 강가에 몸을 웅크린 채 도시를 바라보는 커다란 용의 모습을 상상하곤 합니다. 서울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한강을 끼고 앉은 이 땅은 지리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중심이 되는 위치에 자리해 왔습니다. 그런데 왜 ‘산’도 아닌 강가에 ‘용산’이라는 이름이 붙었을까요. 이번 글에서는 서울의 이름 중에서도 유난히 상징적이고 상상력이 깃든 이 지명의 유래를 따라가 보려 합니다. 1.용이 깃든 땅이라는 말의 배경용산이라는 이름은 단순히 멋을 위한 표현이 아니라 이곳의 지형과 그 지형이 만들어낸 상상에서 비롯된 이름입니다. 저는 이 동네를 처음 제대로 인식하게 된 순간을 지금도 기억합니다. 지하철 1호선 열차가 한강 다리를 지나며 창밖으로 도시의 윤곽이 펼쳐질 때 용산이라는 역명이 내.. 2025. 7. 21. 동네 이름으로 읽는 서울 한양의 확장 서울이라는 도시는 그 이름만으로도 무게를 지니고 있지만 정작 그 도시가 어떻게 지금의 모습에 이르렀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저는 오랜 시간 서울의 동네들을 걸으며 이름에 남은 단서들을 따라가다 보면 도시가 확장되어 온 방식을 조금씩 읽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서울 한양의 확장사를 동네 이름을 통해 짚어보려 합니다. 1.성곽 안에서 출발한 이름의 뿌리한양은 처음부터 거대한 도시는 아니었습니다. 조선 태조가 한양을 도읍으로 삼은 1394년 이후 도시는 네 개의 산을 끼고 자연스럽게 둘러싸인 공간 안에서 출발했습니다. 북악산 낙산 인왕산 남산을 따라 성곽을 쌓았고 그 안쪽을 중심으로 궁궐과 관청 시장이 들어섰습니다. 그리고 그 구역 안에 모인 이름들은 대부분 관.. 2025. 7. 21. 동대문 밖 시장골목이었던 창신동의 역사 서울 성곽을 따라 걷다 보면 이상하게도 동대문 바깥쪽 풍경이 오래된 기억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사람 냄새 나는 시장 골목과 오래된 주택 사이를 지나가다 보면 창신동이라는 이름이 익숙하면서도 낯설게 다가옵니다. 요즘 서울에서 창신동을 기억하는 방식은 주로 봉제골목이나 낙산 아래의 낡은 골목길처럼 시선을 끄는 장소로서이지만 정작 이 동네가 어떻게 시작됐는지 왜 ‘창신’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는지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저 역시 그저 오래된 동네라는 막연한 인상만 갖고 있었는데 동대문 너머로 이어지는 언덕길을 따라 걸으면서 창신동이라는 지명에 얽힌 역사와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졌습니다.1.성곽 바깥 삶터로 시작된 동네창신동이라는 이름은 창의문과 신설동 사이 어딘가에 위치한 느낌을 주지만 사실 이.. 2025. 7. 20.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