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20 잠실이라는 이름에 담긴 실을 만드는 섬의 전설 서울의 지하철 노선을 펼쳐보면 ‘잠실’이라는 이름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이들이 많다. 야구장이 있는 동네, 롯데월드가 있는 지역, 그리고 초고층 빌딩이 솟은 현대적인 공간.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잠실은 이런 이미지로 먼저 다가올 것이다. 하지만 잠실이라는 이름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그 안에는 물살이 흐르던 한강과 함께 살아가던 사람들이 남긴 기억과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한 전설이 함께 깃들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잠실’이라는 이름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그 어원과 변화 과정을 살펴보며 서울이라는 도시 속에서 지명이 어떻게 시간을 품고 있는지를 함께 따라가 보고자 한다. 1.실을 잣던 섬에서 시작된 이름‘잠실(蠶室)’이라는 지명은 그 뜻을 풀어보면 매우 직관적이다. ‘누에 잠’ 자와 ‘방 실’ .. 2025. 7. 23. 왕이 지나던 길이라는 도봉동 이름의 의미 도봉동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많은 이들이 도봉산을 가장 먼저 떠올립니다. 산 아래 자리 잡은 주거지이자 북한산 국립공원의 일부로 자연과 가까운 이미지가 강하게 각인되어 있는 동네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곳에 담긴 이름의 어원은 단순히 지리적인 의미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도봉동이라는 지명에는 과거 한양의 왕이 거쳐 간 길과 그 주변을 지키던 공간이라는 특별한 이야기가 숨어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도봉이라는 이름의 어원이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 살펴보고 조선 시대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지명의 흐름 속에서 도봉동이 지닌 역사적 의미를 되짚어보고자 합니다. 1.산의 이름으로만 기억하기엔 부족한 이야기서울의 동북쪽에 위치한 도봉동은 지금은 서울시 도봉구의 한 행정동이지만 본래는 산 이름과 더불어 오랜 세월 사람들.. 2025. 7. 23. 궁궐을 지키던 화원들이 머물던 화곡동의 뿌리 서울 강서구의 대표적인 주거지로 자리잡은 화곡동은 지금은 아파트 단지와 골목상권이 밀집된 생활권이지만, 그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느껴지는 인상은 조금 다릅니다. ‘화곡’이라는 단어에는 어딘가 풍경이 아름다웠을 것 같은 느낌이 배어 있고, 실제로 그 이름의 뿌리는 궁궐과 연관된 특별한 기록에서 비롯됐습니다. 우리는 매일 주소를 통해 어떤 공간을 구분하고 살아가지만 정작 그 이름이 가진 의미나 유래를 되묻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화곡동이라는 이름도 그렇게 일상 속에서 무심히 지나치기 쉬운 이름이지만, 그 안에는 조선시대의 궁궐 문화와 꽃을 그리고 돌보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남아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화곡동이라는 이름이 탄생하게 된 배경과 이 지역에 살았던 사람들의 흔적을 따라가며, 도시의 겉모습이 바뀌.. 2025. 7. 22. 사라진 뚝섬과 남은 성수동 사이의 연결고리 성수동이라는 이름 역시 도시의 속도 속에 묻혀버린 지명 중 하나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이름은 단순한 행정명칭이 아니라 한때 존재했던 ‘뚝섬’이라는 지리적 공간과 그곳에 살았던 사람들의 삶의 흔적이 응축된 이야기의 일부입니다.우리는 종종 눈앞에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무심해지곤 합니다. 매일같이 지하철을 타고 성수역을 지나며 수많은 사람들과 스치듯 마주치지만 정작 성수동이라는 동네가 어떤 이름을 가졌는지 왜 그런 이름이 붙었는지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특히 서울처럼 빠르게 변하는 도시에서는 과거가 현재 속으로 흡수되며 이름조차도 자연스럽게 잊히기 마련입니다.이 글에서는 사라진 뚝섬의 자취와 오늘날 성수동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천천히 살펴보며 이름 안에 담긴 시간의 층위를 함.. 2025. 7. 22. 행주대첩과 이어진 행당동 이름의 흔적 행당동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많은 이들이 서울의 한 조용한 주거지를 떠올리지만, 저는 문득 조선의 마지막 항전이라 불리는 '행주대첩'이 먼저 떠오릅니다. 그리고 그 이름의 뿌리를 따라가다 보면 동네의 역사에 전쟁과 민중의 기억이 스며 있다는 사실에 다다르게 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서울 성동구에 자리한 행당동이라는 지명에 어떤 전쟁의 흔적이 남아 있는지, 또 그 이름이 어떻게 한 지역의 역사로 이어져 왔는지를 천천히 짚어보려 합니다. 1.이름 속에 감춰진 전쟁의 기억행당동이라는 지명의 뿌리를 살펴보다 보면 조선시대 임진왜란이라는 격변의 시기로 거슬러 올라가게 됩니다. 임진왜란 중 가장 극적인 승리 중 하나로 꼽히는 ‘행주대첩’은 다들 한 번쯤 들어본 기억이 있을 것입니다. 이순신 장군의 한산도 대첩과 함께.. 2025. 7. 22. 봉천동 이름에 담긴 하늘의 의미는 무엇일까 봉천동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저는 막연히 하늘 아래에 펼쳐진 동네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봉천이라는 단어는 어디선가 들으면 경건하고도 신비로운 느낌이 들었고 단순한 행정구역의 이름이라기보다는 하늘과 사람 사이를 잇는 다리처럼 느껴졌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이 봉천동이라는 지명에 어떤 배경이 담겨 있는지를 살펴보며 지명의 어원이 공간과 사람의 관계를 어떻게 설명하고 있는지를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1.하늘에서 내린 물의 마을봉천동이라는 지명은 한자어로 봉(奉)과 천(天)이라는 글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문자 그대로 풀이하면 ‘하늘을 받든다’ 혹은 ‘하늘을 섬긴다’는 뜻이 됩니다. 저는 이 단어를 처음 접했을 때부터 단순히 신앙적 의미보다는 땅과 하늘이 만나는 물리적인 공간을 먼저.. 2025. 7. 21. 이전 1 2 3 4 다음